
2.1 핸드드립 커피: 향을 살리는 홈카페의 기본

1. 드립 커피의 시작 – 멜리타의 발명
오늘날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핸드드립 커피는 사실 한 명의 주부의 불편함에서 출발했습니다. 1908년, 독일 드레스덴에 살던 **멜리타 벤츠(Melitta Bentz)**는 집에서 커피를 마실 때마다 입안에 남는 미세한 찌꺼기에 늘 아쉬움을 느꼈습니다. 금속 필터를 쓰면 쓴맛이 남고, 면포는 세척이 번거로웠죠.
그녀는 고민 끝에 아들의 공책에서 얇은 종이를 뜯어 컵에 깔고, 금속컵 바닥에 작은 구멍을 뚫어 실험했습니다. 그 결과, 잡미 없는 맑고 깨끗한 커피가 추출된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세계 최초의 종이 필터 드립 방식이었고, 멜리타는 자신의 이름을 딴 회사를 설립해 이 발명을 세상에 알렸습니다. 이 작은 혁신이 훗날 ‘핸드드립 커피’라는 문화를 여는 첫걸음이 되었습니다.
2. 유럽에서 일본으로 – 드립 문화의 확산
멜리타의 발명은 유럽 가정과 카페에 빠르게 보급되었습니다. 종이 필터의 위생성과 편리함 덕분에, 드립 커피는 ‘깔끔한 커피’의 대명사가 되었죠. 하지만 드립이 지금처럼 정교한 커피 문화로 발전한 곳은 유럽이 아닌 일본이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일본은 빠른 속도로 서구 문화를 흡수했고, 커피 역시 새로운 일상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일본 특유의 장인 정신이 드립을 단순한 추출 방법이 아니라 섬세한 기술과 의식으로 끌어올렸습니다. 저울, 타이머, 온도계 같은 도구가 보편화되었고, ‘한 잔의 커피를 정성스럽게 내린다’는 개념이 확립되었습니다.

3. 일본이 만든 드립 도구의 혁신
일본의 브랜드들은 각기 다른 철학과 디자인으로 드립 문화를 발전시켰습니다.
- 고노(KONO)
1925년 설립된 고노는 원래 사이폰 전문 회사였지만, 1970년대에 고노 드리퍼를 출시하며 드립 역사에 큰 족적을 남겼습니다. 드리퍼 안쪽의 리브가 중간까지만 내려와 추출 속도를 절묘하게 조절해 주는데, 이 덕분에 산미와 단맛이 살아 있는 ‘깨끗한 컵’을 만들 수 있습니다. 지금도 많은 장인 바리스타들이 고노 드리퍼를 선호하는 이유입니다. - 칼리타(Kalita)
1958년 설립된 칼리타는 드립을 대중화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특히 ‘칼리타 웨이브 드리퍼’는 바닥이 평평하고 세 개의 작은 구멍이 있어, 물줄기 조절이 서툰 초보자도 쉽게 안정적인 맛을 낼 수 있습니다. 일본 가정에서 가장 많이 쓰였고, 해외에도 ‘누구나 실패 없는 드리퍼’로 알려졌습니다. - 하리오(Hario)
1921년 유리 제조업체로 출발한 하리오는 2004년 V60 드리퍼를 출시하며 드립의 새로운 표준을 세웠습니다. 큰 구멍 하나와 나선형 리브 구조는 물줄기에 따라 추출 결과가 크게 달라지는 장점을 지녔습니다. 덕분에 바리스타들은 자신만의 스타일을 표현할 수 있었고, 세계 드립 챔피언십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드리퍼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처럼 일본은 드립 도구를 단순히 ‘기계’가 아니라, 커피를 매개로 한 문화적 상징으로 발전시켰습니다.

4. 드리퍼별 차이와 맛의 세계
핸드드립은 같은 원두라도 어떤 드리퍼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맛이 크게 달라집니다.
- 멜리타 드리퍼: 물줄기를 중앙에 모으는 구조로, 추출이 단순하고 맛이 안정적입니다.
- 칼리타 웨이브: 추출 속도가 균일하여 바디감이 잘 살아납니다.
- 하리오 V60: 가장 다양한 변화를 줄 수 있어 산미, 단맛, 쓴맛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습니다.
- 고노 드리퍼: 추출이 느리게 진행되어 향미와 단맛을 잘 끌어올립니다.
즉, 드립은 단순한 ‘방법’이 아니라, 도구와 손길에 따라 무궁무진한 맛의 세계를 열어줍니다.
1) 멜리타 (Melitta) – 드립의 시작
- 특징: 세계 최초로 종이 필터 드립을 발명한 브랜드. 드리퍼 바닥에 구멍 하나만 뚫려 있어 추출 속도가 일정하고 안정적입니다.
- 장점: 물줄기 조절이 서툰 초보자도 실패 없이 균일한 맛을 낼 수 있습니다.
- 맛 경향: 깔끔하고 단정한 컵. 산미보다는 균형감과 안정적인 바디감에 강점이 있습니다.
추천 대상: 드립 입문자, 간단하게 매일 드립을 즐기고 싶은 분.

2) 칼리타 (Kalita) – 균일한 추출의 교과서
- 특징: 일본 브랜드로, 바닥이 평평하고 세 개의 작은 구멍이 나 있는 구조. 종이 필터가 바닥에서 살짝 떠 있어 물이 고르게 빠져나갑니다.
- 장점: 추출 편차가 적고, 누구나 안정적인 결과물을 얻기 쉽습니다. ‘칼리타 웨이브’는 물줄기 흐름이 일정해 바디감 있는 맛을 만듭니다.
- 맛 경향: 균형 잡힌 맛과 무게감. 원두 본연의 풍미를 안정적으로 보여줍니다.
- 추천 대상: 원두 맛을 과장 없이, 편안하고 안정적으로 즐기고 싶은 분.

3) 고노 (KONO) – 장인의 드리퍼
- 특징: 일본 장인들이 즐겨 쓰는 드리퍼. 리브(홈)가 중간까지만 내려와 추출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린 편입니다.
- 장점: 느린 추출 덕분에 원두의 단맛과 향을 잘 끌어올립니다. 커피 한 잔을 정성스럽게 내리는 ‘드립 의식’을 경험하기에 최적.
- 맛 경향: 부드럽고 달콤한 컵. 산미는 절제되고, 클린하면서도 깊은 단맛이 특징입니다.
- 추천 대상: 드립을 ‘의식’처럼 즐기고 싶은 분, 원두의 단맛을 극대화하고 싶은 분.
4) 하리오 (Hario V60) – 세계 바리스타의 선택
- 특징: 현재 가장 널리 쓰이는 드리퍼. 바닥에 큰 구멍 하나, 나선형 리브 구조로 물줄기와 추출 변수에 따라 맛이 크게 달라집니다.
- 장점: 물줄기 컨트롤에 따라 맛이 완전히 달라져, 바리스타의 개성을 표현하기 좋습니다. 세계 브루어스컵 대회의 대표 도구.
- 맛 경향: 산미와 단맛, 바디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어 가장 표현력이 풍부합니다. 초보자에게는 난이도가 있을 수 있습니다.
- 추천 대상: 추출 변수(온도, 물줄기, 분쇄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싶은 분, 드립을 깊게 배우고 싶은 분.
드리퍼 구조 추출 속도 맛 경향 추천 추출법 난이도 추천 대상
| 멜리타 | 구멍 1개 | 빠름 | 깔끔, 안정적 | 직수법 | 쉬움 | 입문자, 데일리 |
| 칼리타 | 구멍 3개 (플랫) | 중간 | 균형, 바디감 | 원형 붓기 | 쉬움 | 안정적인 커피 |
| 고노 | 리브 짧음, 구멍 1개 | 느림 | 단맛, 부드러움 | 점드립 | 중간 | 장인 추출 |
| 하리오 V60 | 큰 구멍 1개 + 나선형 리브 | 자유로움 | 다양, 표현력 | 패턴별 물줄기 | 어려움 | 실험, 전문적 추출 |

5. 현대 드립의 트렌드 – 과학과 감성의 만남
오늘날 드립 커피는 두 가지 흐름으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 정밀 추출의 시대
스페셜티 커피의 부상과 함께 바리스타들은 추출 수율, TDS(용해 고형분) 등을 측정하며 커피를 ‘과학적으로’ 분석합니다. 물줄기 각도와 속도, 온도까지 철저히 관리해 한 잔의 맛을 설계하는 것이죠. - 홈카페 열풍
코로나19 이후 집에서 카페 같은 커피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드립 도구가 대중화되었습니다.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에서는 드립 영상이 큰 인기를 끌고, 드립은 단순한 취미를 넘어 슬로우 라이프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6. 드립이 주는 의미
드립 커피는 단순히 카페인을 얻는 수단이 아닙니다.
포트를 들어 올려 천천히 물줄기를 조절하며 기다리는 시간, 커피 방울이 필터를 지나 천천히 떨어지는 모습을 바라보는 순간은 일종의 명상이자 의식입니다.
한 잔의 드립 커피는 “하루를 음미하는 태도”를 담습니다. 그래서 어떤 분들은 드립을 ‘커피를 내리는 행위’가 아니라, 삶을 정돈하는 작은 의례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커피 도구와 추출법'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커피 도구와 추출법> 2.2 핸드드립 커피 : 멜리타 드리퍼: 드립의 시작과 전통적인 맛 (0) | 2025.09.19 |
|---|---|
| <커피 도구와 추출법> 1. 모카포트 -입문 가이드- 집에서 즐기는 작은 에스프레소 (1) | 2025.08.27 |